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돈키호테 (광주시립, 2022) 본문
2022. 10. 8
아시아 문화의 전당
광주 시립 발레
낮 공연 후기랄까 잡상부터
에스파다 역의 허대청 씨. 돈키호테 본 중 가장 테크니컬한 망토 휘두르기를 보여줌.
일어났다 앉았다 회전했다 하면서 다양하게 망토를 휘두르는데 접히지도 않고.. 오오 소리 나오더라. 다른 캐스팅은 평범하게(..) 서서 휘둘렀던 걸 보면 망토 돌리기 장인인 듯.
1막 에스파다 솔로 보니까 안무가가 음악 포인트 잡아가면서까지 있는대로 폼 잡으라고 멍석을 깔아준 만큼 더 느끼하게 버터 발라서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서 뻔뻔하게 나와도 됩니다. 다음 무대에선 사양 않고 있는 대로 각 잡고 폼 잡는 에스파다를 보고 싶군요.
낮 공연 때 인상적이었던 점. 1막 로렌조의 연기와 마임이 그리고 거기에 촉발되는 무대 위 전원의 연기가 반주와 딱딱 맞아 떨어짐.
발레에서 마임과 (연극적인 의미에서의) 연기 역시 춤의 연장선상.
무대 위 배역마다 연기 구체적으로 할당한 것 같던데 디테일이 잘 살린듯.
이 버전에서의 가마슈는 키트리 자체에 반했다기 보단 아름다운 걸 (특히 꽃) 좋아하는 식덕인 듯.
무대에 떨어진 꽃 한송이 못 지나치고 흠빡 빠져드는 거 보면… ㅎㅎ 3막에 더 화려한 다른 인연 찾은 거에 다한 나름 밑밥이었는지도.
공유민 씨 도약 스케일 있고 공중에서 허리 젖힐 때 동작 완성하는 타이밍이나 라인 좋고 (가뜩이나 키트리인데 이번 안무에 그랑 쥬떼 정말 많이 넣긴 했음;;)
백미는 2막 둘시네아 바리에이션. 아라베스크 연이어 이어지는 그 바리에이션 음악 맞춰서 여유 있고 우아하게 소화.
드라이어드 퀸 (이번 개정에선 숲이 아니라 돈키호테의 꿈…이라서 드림 퀸으로 개명하긴 했다만)인 황유정 씨 라인이나 신체 조건 좋은데 드미 푸앵트에서 푸앵트 전환 할 때 매끄럽지 못하고 불안하다 싶긴 했는데 이탈리안 푸에테에서 결국 실수가 크게…
파 연결이 어정쩡하고 매끄럽지 못한 거라던가도 푸앵트 전환이 불안정한 게 원인이 아닌가 싶긴 한데…
원래 기대했던 우건희 씨 하차하고 대신 바질 춘 플로피뉴 보그단.
복단 씨 애초에 바리에이션은 기대도 안 하고 갔지만 그래도 이번엔 포인은 좀 하려고 하더라. 헐렁한 독무는 어쩔 수 없지만.
그래도 파드두에서 서포트 제 역할 해 준 걸로 퉁치기로.
아시아 문화의 전당 자체가 음향이 좋은 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박승유 씨가 지휘하는 광주 여성필의 반주는 매우 좋았다. 일단 댄서들 맞춰주고 삑 사리 안 내는 오케 반두를 워낙 오랫만에 봤다.
주역과 군무들과 오케가 서로 호흡 찾아들어가는 순간이라던가 반주 템포나 연주 이용해서 개그하는 장면들이 비교적 잘 맞아 떨어짐.
광주 시향 말고 그냥 여성필이 반주 계속 합시다. 이번 지휘자도 괜찮았음.
아시아 문화의 전당 예술 극장 홀은 외부 소음이 차음 잘 안 되는 거 같던데… 문화 회관 오페라 극장 리모델링 좀 얼른 끝내고 재개관 합시다. ㅜㅜ
그래야 셋트와 조명도 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음.
의상은.. 다른 건 그렇다쳐도 키트리 1막이랑 큐피드 의상이 많이 아쉬웠음.
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배경도 돈키호테의 망상 파트를 안드로메다 우주로 일관되게 표현한 아이디어는 알겠는데… 조명 디자인 포함해서 춤을 부각하는데는 불리하지 않았나 싶고.
규모 상 군무 운용하느라 고심한 건 이해하지만 3막 디베르티스망 판당고가 빠진 것도 아쉽. (이게 언젠가부터 좋아하게 된 부분 ㅎㅎ;;)
저녁 공연 조희원/이택영 페어는 서로 호흡 잘 맞고 팡팡 뛰는 스타일도 잘 어울렸음.
조희원 씨는 발랄하고 깜찍한 키트리. 무대위를 통통 튀어다니는
저녁 페어는 주역 둘이 균형을 이뤄서 한결 편하게 봤음.
저녁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아보자면 역시 조희원 씨의 3막 바리에이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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