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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조의 호수 (유니버설 발레, 2023) 본문
2023. 6. 12 저녁
예술의 전당
강미선/콘스탄틴 노보셀로프
거의 비몽사몽으로 올라왔던 6/12 저녁 공연.
세이트칼리예프 카리스마 있는 로트바르트 괜찮았고 파트 트루아에선 낭창낭창 고운 선에 단정한 연결이 좋았던 전여진 씨가 인상에 남았음.
백조 군무 훌륭했고, 네 마리 백조 근래 본 중에 다리 싱크로 제일 좋았다.
큰 백조들도 시원시원했고.
하지만 무엇보다…. 강미선 씨 정말 좋았습니다. 근래 본 중에 해석 선명하고 정말 인상적인 오데트 오딜이었음.
자기 해석을 가지고 전막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아주 노련하게 보여주심.
오데트 첫 등장에서 왕자와의 조우에서 놀람과 공포와 경계 불안으로 널을 뛰는 오데트의 심정이 아라베스크나 에튀튜드 때의 타이밍과 특히 등에 부가되는 액센트 연결의 완급 조절로 아주 잘 전달을 해줌
정해진 동작의 나열이 아닌 안무 안에서 등장인물로서의 감정을 어떻게 파에 싣는지 정말 잘 보여줌
특히나 재밌었던 건 1막 그랑 아다지오와 2막 그랑 파의 대조였는데 1막 아다지오 때 사랑과 불안 사이에서 널을 뛰는 오데트의 감정이 상체를 확 숙일 때의 가동 범위나 상체를 떨어트리는 속도의 완급 조절 등으로 아주 절절하게 표현이 되는데, 그에 더해 사뿐한 스텦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그 상체의 움직임들이 무거운 운명에 짓눌리는 듯한 인상을 보여줌. 그리고 이 백조는 왕자의 사랑의 맹세에도 불구하고 기쁨 보다 불안이 앞서더라. 비극을 예기한 듯이.
이에 반해 오딜은…. 등장할 때부터 세상사 모든 게 자기 손에 넣고 굴리는 게 당연할 정도로 모든 게 그리 가벼울 수가 없다.
천연덕스럽게 오데트 흉내를 내는 것조차 너무나 자연스러운데 오딜의 뉘앙스는 절대 놓지 않고 왕자를 홀림.
동시에 너무나도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흑조였고 아다지오 때 보여준 백조의 무게감과 절묘하게 밸런스가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함.
독무였던 흑조 바리에이션도 좋았지만 코다 때 32회전에서도 끝까지 우아함을 잃지 않음.
기세에 몸을 맡기도 휙 내돌리는 턴이 아니라 정확한 동작과 라인 보여주면서 여유 만만 제자리에 못 박고 완벽하게 제어하는 32회전. 더블 트리플 뒤섞는 거 보다 사실 이게 더 멋지지 않나 진심으로 홀렸다. 왕자가 아니라 내가아아악!!!
오데트와 오딜을 절묘하게 넘나들면서 전막을 너무나 멋지게 끌고가심.
그래 본 중 가장 밸런스 잘 잡아서 소화한 1인 2역이 아닌가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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